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내년 준공 예정에 있는 인천 서구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에 1조 원 넘는 손실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해당 손실을 인천시에 떠넘기려 할 수도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동·미추홀구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루원시티 총 사업비는 2조 4천억 원, 준공 시점 사업성(NPV)은 1조 2,5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토지매각을 통해 2조 1,500억 원은 회수할 것으로 전망되나, LH가 금융비용(이자) 1조 140억 원을 사업비에 포함하면서 1조 원을 넘는 손실이 전망된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LH가 2010년 말 토지 보상을 완료했지만 금융위기를 이유로 착공을 지연했다”고 밝히며 “1조원 대 이자는 그래서 발생한 것으로 LH가 리스크 관리를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리스크 관리를 못한 것은 결국 LH의 방만 경영의 결과인 만큼, 그 책임을 시에 부담시키는 것은 안 된다는 논리다.
2006년 시는 LH로 통합되기 전 대한주택공사(주공)와 ‘인천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현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의 공동시행을 위한 개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서에는 시와 주공은 연계사업비(경인고속도로 직선화·인천2호선)와 재생사업비(보상비·공사비 등)를 각각 부담해 처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주공은 재생사업비로 2조 4천억 원을, 인천시는 연계사업비로 약 5,5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투입비 규모의 차이가 있지만 지분은 50%로 나눠 갖기로 했었다. 때문에 시는 기금 및 지방채 발행 등으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있다.
허 의원은 “시와 LH가 각각 투자한 금액만큼 돌려받는 구조가 아니라, 사업비를 자기자본으로 하든 외부에서 차입하든 각각 부담·처리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LH의 이자는 LH가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50%의 지분과 권리에 따라 LH의 토지매각금 절반인 1조 7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시에 우선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상태다. 또 LH가 루원시티 사업에 손실이 날 경우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상계 처리한다는 내용이 협약서에 담겨있다.
협약서는 제8조(사업성 분석 등)에 시는 검단신도시 개발사업 등 택지개발사업과 도시재생사업, 도시개발사업에 주공이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지원한다고 되어 있다.
제19조(개발손익의 처리 등)에는 시와 주공이 공동 시행하는 다른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개발이익으로 재생사업(루원시티)의 개발손실을 보전 또는 상계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의 LH가 루원시티에서 손해가 나더라도 검단신도시 개발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허 의원은 “루원시티는 LH의 여러 사업 가운데 손실액이 가장 큰 규모”라며 “결국 LH가 금융비용 등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을 이 비용을 사업비에 포함시켜 인천시에 부담하게 하는 것은 전형적인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실이 나면 지자체에 떠넘기는 행태가 지속될 경우 LH와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지자체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루원시티 사업을 계기로 LH는 사업비 정산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의 이런 주장을 LH가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임은 분명하다. LH는 허 의원실 측에 “인천시와 공동으로 전문기관 용역 의뢰를 통해 개발손익을 확정토록 하겠다”는 짧은 입장만 표명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