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28일 국회에서 인천지역 국회의원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시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겠다는 ‘행정구역 개편안’이 현재까지는 마냥 쉽지는 않은 모양새다.  

개편안을 직접 발표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행안부 등 정부기관과 국회의원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했지만, 현재까지의 분위기만 보면 긍정적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여지가 다분하다.

인천시의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 29일까지 취재기록과 전언, 보도자료 등 내용을 종합해 보면, 지금까지 인천시는 지난달 31일 ‘현행 2군·8구’ 체제에서 ‘2군·9구’ 체제로 변경하는 행정구역 개편안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지역 국회의원 등과 면담 및 여야정 간담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 자체는 인천시가 발표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공식화되는 것은 인천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주민이나 지방의회 등의 의견수렴부터 시작해 행정안전부 검토과정 및 법제처 심의, 국무회의 및 국회 승인 등 과정이 있는데 하나같이 쉽지는 않은 절차들이다.

중앙관료 출신이기도 한 유 시장이 이를 모를 리 없는 만큼, 최근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유 시장의 행보는 행정구역 개편안 추진에 온 힘을 쏟는 모양새다. 26일에는 정부서울청사에 들러 이상민 장관 등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났다. 

특별교부세 지원과 재외동포청 유치 등의 명목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시의 행정개편안을 잘 봐달라는 의미가 다분했다. 이어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주요 공약이자 시정 추진사항인 ‘제물포 르네상스’ 및 ‘뉴 홍콩시티’ 등의 추진에 협조를 요청했다.

다만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28일의 여야정 간담회에서도 유 시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역시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협조 요청이었다. 개편안은 국회의 심의에서도 통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이 접견 일정들이 완료된 직후 관련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26일 행안부와의 접견 이후 당일 배부된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그 이후 모든 보도에 행안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등의 피드백은 전혀 없는 상태다. 28일 가진 지역 국회의원과의 간담회는 분위기가 더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e음 예산을 비롯한 약 3천억 원 규모의 국비지원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초당적인 협력이 약속되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행정구역 개편 등 당대 당 차원으로 갈등하고 있는 부분들은 여지없이 ‘선긋기’의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인천지역의 국회의원 총 13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2명, 나머지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민주당은 유 시장의 행정개편에 대해 “의견 수렴도 없이 시장 단독으로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자체부터 문제”라며 지속적으로 반대해 오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유 시장과 같은 당적을 가진 2인의 국회의원 중 윤상현 의원(동·미추홀구을)은 대구 일정 상 참석을 하지 못해 배준영 의원(중·동구·강화군)만 참여하면서, 이날 간담회는 개편안에 협조해줄 만한 분위기를 전혀 연출해 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및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을 역임중인 김교흥 의원(서구갑, 민)은 이 간담회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및 인천e음 예산 확보 등 문제에는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을 할 것”이라며 힘을 모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해서만큼은 “주민은 물론 국회 등과도 더 논의를 하고 추진을 하면 좋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개편안이 주민 간 동의 등의 절차 없이 유 시장 단독으로 불통 추진되는 것이라고 보고, 사실상 유 시장의 행보에 한번 ‘브레이크’를 걸어 선을 그은 셈이다.

시는 이런 부분을 감안한 듯, 이 간담회 직후 배포한 관련 보도자료에는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거나 하는 등의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 핵심 추진사항인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온도차’를 다분히 의식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불어 최근 유 시장의 해외출장의 중요한 이유가 된 뉴 홍콩 시티 프로젝트나 제물포 르네상스 등도, 아직은 초당적 협력이나 절대적 여론 등을 얻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러 모로 분위기는 쉽지 않은 전개가 보이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