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교통비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려는 분위기다. 바로 옆 서울시가 택시요금 인상을 사실상 확정한 상황에서 인천시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어 보인다.
16일 인천시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택시대란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택시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년 중 기본요금 및 거리요금을 올리겠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확인된 서울시의 인상 방안은 현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1천 원 올리고, 기본요금거리를 현행 2km에서 1.6km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거리당 100원씩 올라가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
사실 서울시는 인천시에 비해 택시 문제에 민감한 지자체다. 강남 등 지역에서 시민들이 심야에 택시를 잡아 타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서울 택시기사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승차거부를 하는 등 문제를, 서울시에서 단속 등을 하고 있으나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서울시의 이러한 인상안 카드에 인천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버스나 택시요금은 지자체에 따라 차등을 둘 수는 있는 범위기는 하나, 인천-서울-경기권역(수도권 한정)은 이미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도의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실례로 인천시민이 서울에서 인천시 소속의 택시를 잡을 수 있고, 거꾸로 서울시민이 인천에서 서울시 소속의 택시를 잡아타는 것이 가능한 만큼 택시요금체계도 같은 적용을 해야 시민 이용에 혼란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과거의 선례를 보더라도 서울시가 2013년 10월, 2019년 2월에 택시요금을 인상한 뒤 인천시도 1~2달 직후 택시요금은 같은 폭과 비율로 인상했다.
수도권의 요금 요율에 인천시만 따로 갈 수가 없음을 인증하는 부분. 인천시 역시 서울시가 요금인상을 추진하면 인천 역시 불가피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인상계획 및 추진사항을 지켜보면서 인상안 적용 시기 등은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택시요금의 인상이 수도권 전체의 교통요금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꽤 높다.
택시요금의 경우 지난 2019년 인상됐을 때는, 지난 2015년 올랐던 수도권 버스 및 지하철 요금이 동반 상승하진 않았었다. 이는 지난 2013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버스와 지하철요금의 직전 인상시기가 2015년으로 내년이면 무려 8년여가 되는 상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급격하게 오른 물가를, 인천시와 서울시 등의 지자체가 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민들 다수는 물가인상분 때문에 택시를 비롯한 교통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인상한다”는 식의 입장보다는 “대시민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실천적 자세를 바라고 있다.
실제 택시만 하더라도 지난 2020년 사납금제의 여러 폐단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잔액관리제(월급제)가 택시업체의 꼼수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것이 택시기사 및 이용자 불만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꽤나 크기 때문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교수는 최근 YTN라디오에 출연해 “(법인택시 관련) 택시요금이 인상이 되면 일단 전체적인 수지는 개선이 되는데, 그 개선수지만큼 실제 법인택시기사에게 갈 수 있는 행정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향후 동반 상승이 불가피해 보이는 시내버스 역시 개선의 목소리가 함께 나올 수도 있다.
현재 인천의 시내버스는 2번이나 45번 등의 몇 개 노선을 제외하면 한 개의 노선을 기다리는 시간이 평균 15분 내외(간선버스 기준으로 한 개의 정류장에 방금 버스가 지나간 상황을 전제함)로 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 시내노선임에도 20분 이상의 대기가 필요한 노선들도 상당히 많다.
인천의 경우 가장 결정적인 차고지 문제를 비롯해 굴곡노선 등 구조적인 문제가 컸고, 여기에 시나 버스업체들의 서비스 개선 의지 등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이것이 고스란히 시민 불편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런 형국의 대기시간은 인천시민들의 큰 불만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인천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그간 버스정책위원회 등에 위원 자격으로 참여해 버스 서비스 등 개선 요구를 장기간 해왔었던 것은 좋은 예다.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에서도 “적자 여부에 대한 검증 및 데이터 작업에 시의 소홀함이 있었다”는 지적도 다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