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사진)을 7일자로 인천경제청장에 재임명했다. 

유 시장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언급되는 김 청장이 최근까지 정치활동을 해온 만큼 지역사회에서는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인천경제청은 김 청장이 7일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시장에게 공식 임용장을 받고 제7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유 시장이 이끌었던 민선6기 시절인 2017년 9월 제5대 인천경제청장에 취임했다가 2019년 중도사퇴한 뒤 유 시장이 재차 임명한 것이며, 인천경제청으로서는 전임 청장의 재임명은 2003년 개청 아래 최초다.

김 청장은 2019년 인천경제청장의 자리를 내려놓고부터는 보수 성향의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2020년 미래통합당 연수구 갑 후보 경선에 참여한 바 있고,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유 시장의 후보시절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아 선거 일선에서 활동해 왔다.

이날 재임명 소식이 들리자마자 시민단체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논평이 나왔는데, 김 청장이 행정가로서의 경력이 있다 해도 최근까지 정치활동을 했던 만큼 인천경제청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시선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7일 공식논평을 내고 “김 청장의 2019년 경제청장 중도사퇴 후 이력을 보면 8기 시정부의 대표적 회전문·보은인사”라고 꼬집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에 쌓인 현안들을 위해 다른 어느 때보다 외자유치는 물론 주민소통 및 행정능력 등이 뛰어난 인사가 필요할 때인데, 유 시장이 김 청장을 선택한 배경에 그 의지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역정가에서 오는 2024년 총선 후보로 김 청장이 거론되는 만큼, 인천경제청의 현안 해결은 뒷전에 두고 ‘총선에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징검다리’를 일종의 ‘보은 형태’로 쥐어준 게 아니냐는 얘기는 충분히 나올 만한 부분.

평복연은 여기에 더해 김 청장 시절의 인천경제청이 실정에 가까운 행정을 펼쳐 왔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 재임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영종국제도시 내 랑룬 다이아몬드시티 조성관련 계약금이 납부되지 않아 전시행정과 투자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던 부분을 재차 지적하고 있다.

이어 2019년에는 청라주민들이 청라G타워 등 문제로 김 청장의 사퇴 요구를 해온 적도 있었다. 평복연은 지금도 청라지역에서는 김 청장의 재임명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많다는 입장이다.

평복연 관계자는 “김 청장에 대한 그간의 평가를 종합하면 김 청장이 청라·영종·송도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김 청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그간의 평가가 우려 일색임에도 유 시장이 이를 전혀 반영되지 않은 듯해 향후 인천경제청의 미래가 어둡다고 본다”고 밝혔다.

평복연은 “2024년 총선 후보로 나가려는 게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려면 (이미 재임명된 것은 그렇다 쳐도) 김 청장이 총선 불출마로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의 재임명 소식은 송도와 청라지구 내 일부 주민단체들에게는 사전에 전해진 상태인데, 적잖이 김 청장의 재임명을 달가워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송도주민은 “주민들 사이에서 김 청장에 대한 그간의 평가가 좋지 않았고, 재임명 건에 대해서는 송도지구 내 몇몇 커뮤니티 단체에서마저 유 시장의 보은인사라는 생각이 많다고 전해들었다”며 “과거의 평가가 좋았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여론이 악화될 우려가 많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 청장은 일단 이러한 우려와 지역사회의 지적에 아직은 ‘모르쇠’인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천경제청장에 다시 취임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인천경제청 소속의 모든 공직자들이 경제자유구역을 초 일류 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96년 지방고시(1회)에 출신인 김 청장은 2017년 인천경제청장 취임 전에는 인천시 정책기획관 및 재정기획관 등을 지낸 과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