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뉴스통신=김흥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발표한 ‘인천e음 지역화폐 개편안’에 대해 시민사회 차원에서는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문제점이 여전히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현재 기준으로 인천의 지역사회 전반과 시민단체들의 의견 등에 따르면 유 시장이 발표한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카드를 말함)의 개편 방향에 대해, (개편 자체에 대해서는) 3억 미만의 영세소상공인 가맹점에 대한 10% 캐시백 지원 방안 등은 환영하지만, 보완할 부분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 시장의 5일 인천e음카드의 개편안 내용은 운영사의 초과이윤 억제 및 시 재정의 탄력운영 등의 내용도 있지만, 주로 소비자의 시선에서 주목도를 끌 것으로 보이는 ‘캐시백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비자의 시선’으로 볼 때 중요한 부분만을 언급하자면, 우선 캐시백은 기본 5%는 현행대로 가되, 기초지자체 지원 비율 및 영세점포 지원, 또 개인점포 별로 선택적 할인 적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선별 차등화’를 도입토록 했다.
이날 시는 “개편안의 방향 자체는 캐시백의 혜택을 금융권 카드 혜택보다 모자람이 없도록 해 역내소비를 유도하자는 것에 있었다”고 개편 의도를 밝혔다.
차등 비율을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7%까지 적용 가능토록 한 것도 그 의도의 일환이었다는 설명인데, 차등의 간격이 상당히 큰 편이다. 따라서 이를 소비자 시선으로 적용하면, 결제하기 전 시점에 어떤 할인이나 혜택이 있는지를 소비자가 직접 알 필요도 있어 보인다.
할인이나 혜택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계산해 보고 유리한 결제방식을 택할 수가 있기 때문. 문제는 얼마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를, 인천e음카드로 결제를 하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10%가 일괄 적용됐던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기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는 없는 만큼, 지금도 결제를 하고 난 후에야 할인율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표시가 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론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언급되진 않았었다.
코로나19 시국 당시 일괄 적용한 캐시백 10%(이 당시에도 점포 별 별도 할인율이 있었음) 당시에는 어떤 금융권의 결제카드(체크 및 신용카드-일반회원 기준)보다 혜택이 높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굳이 머리를 굴리지 않고 인천e음카드로 결제해도 별다른 불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적용하는 5% 기준이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인천e음카드보다 금융권의 결제카드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더 좋은 경우도 존재한다.
실제 기자의 경우에도 오프라인 상에서 모 금융권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품 구입을 했을 때, 인천e음의 캐시백 혜택보다 할인혜택이 더 좋은 경우가 있었다.
“차등 할인율의 간극이 그정도로 클 줄은 예상을 못 했다”고 밝힌 미추홀구 시민 박모씨(43)는 “기존 은행권의 신용카드 혹은 체크카드를 사용했을 때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비율보다 할인혜택이 더 큰 경우들이 심심찮게 있는 만큼, 사전에 할인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할 것 같긴 하다”고 밝혔다.
실제 유 시장의 개편안 발표 당시에도 예상보다 더 큰 간격의 차등율이 발표되자, 기자들 사이에서도 “사전에 할인율을 어떻게 알게 할 것이냐”는 등의 질문이 줄을 잇기도 했다.
그러자 유 시장은 “점포에서 직접 할인율에 대해 고지해서 붙여놓거나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고는 밝혔으나, “점포의 조치 외에 고객 차원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직접 긁기 전’에는 없지 않느냐”는 기자의 지적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했다.
또 유 시장의 언급대로 점포에서 고지해서 붙여놓거나 했을 경우, 영세점포 입장에서는 스스로 영세점포임을 인증하는 일종의 ‘낙인효과’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을 돌아다녀보니 몇몇 점포는 이미 캐시백 적용 개편안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는데, 업주들 사이에서도 사전에 할인혜택을 고객이 직접 알아봐서 확인 가능하게 하는 부분은 분명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사무처장은 “업소에 써붙이거나 하는 방법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면서 “그런 낙인효과가 시민들로 하여금 특정 업소에 대해 ‘맹목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좋지 않다’고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대로라면 “어디가 캐시백을 많이 받는 곳이냐”를 놓고 고객이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날 개편안 가운데서는 ‘가맹점 별로 할인을 적용’하던 것을 ‘동일 수준의 캐시백 적립’으로 바꾸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예를 들면 5% 할인을 적용해주는 가맹점에서 1000원을 결제하면 실결제액은 950원으로 결제하는 방식에서, 1000원을 결제했을 때 실결제액은 1000원 그대로이고 50원이 캐시백으로 전환 적립된다는 것이다.
캐시백 적립 방식을 환영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즉시할인을 선호하는 시민들도 있는 만큼 이 부분도 향후 여론을 봐야하는 부분이다. 시민사회 차원에서 보완을 요구하는 시선도 물론 있다.
6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성명을 내고 “유 시장이 발표한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카드를 말함)의 개편 방향에 대해, 영세소상공인 가맹점에 대한 캐시백 지원 방안을 환영한다”며 “각종 정책수당을 연계하고 간편 결제 등을 개선해 사용편의성을 높인 것도 잘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보완할 부분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혜택플러스 가맹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고, 플랫폼을 활용한 연계서비스 및 시정활용도 미흡을 극복할 대안이 추상적”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콘텐츠별 예산 및 운영 주체, 시민참여 등 구체적인 대안이 보이지 않고, 기존의 운영대행사 체계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위한 근본적인 운영체제 개편 방안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정부 지원 ‘0’원 대한 여야협치 등 대응방안도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e음카드는 현재 인천 인구 26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인천시 전체 인구 대비 85%가 넘는 수치로 전국의 지역화폐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e음카드는 민선6기 임기 말엽이었던 지난 2018년 4월 소상공인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인처너카드’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거의 혜택이 없다시피 해 ‘공무원들만 쓰는 카드’라는 오명도 있었으나 민선7기 들어 캐시백 6% 정책 등을 펴자 소상공인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단숨에 인기를 끌었고, 코로나19로 지역경기가 얼어붙자 50만원 사용액(일부 사행성 등 사용은 제외)까지 캐시백 10% 정책을 도입해 역외소비를 억제하면서도 인기의 고공행진을 그려왔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가 지역화폐에 대한 지원을 사실상 끊으며 인천e음카드도 영향을 받았고, 지난 7월부터 현재 기준으로 ‘기본 5% 캐시백’으로 혜택이 다소 줄어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