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섭 기자
제물포구락부 야경 사진(최준근 사진작가 제공)
(뉴스통신=김상섭 기자) 인천시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새롭게 꾸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8일 인천시는 우선, 1937년부터 1995년까지 서민의 애환을 싣고 인천과 수원을 오갔던 수인선 협궤열차 1량을 기증받아, 다음달 11일부터 시립박물관 우현마당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협궤열차는 현재 화수동의 아파트 자리에 있던 인천공작창에서 1969년에 제작된 열차로 차량번호 18028, 인천공작창 라벨이 붙어있다.
뿐만 아니라 변소, 창문, 의자, 전등, 난방시설 등 지금의 객차와 전혀 다른 모양의 시설들이 그대로 창작돼 있으며, 시민들이 내부 승차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인선은 폭이 표준궤도(1.43m)의 절반에 불과해 꼬마열차라고 불렸으며, 일제의 수탈이 목적이었다.
1960~70년대에는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학생들의 발, 농어민들의 생계를 위한 유일한 교통 수단 역할을 했다.
시는 문화재 활용정책 1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제물포구락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미래세대를 위한 가치재생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커피·책 등이 있는 인문학 살롱 프로그램 및 쉼터를 조성, 특히나 119년된 석벽이 있는 1층을 최초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제물포구락부는 이달부터 11월까지 두달간 리모델링 공사 등 새단장 중이며, 2층은 창문을 복원하고, 1층은 기존의 창고 등을 문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로 꾸민다.
이와 함께 인근에 위치한 옛 송학동 시장관사(1966~2001년)리모델링, 옛 신흥동 시장관사(1954~1966년)건물을 매입, 공간 재구성을 통해 市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연말까지 설계, 내년상반기 리모델링 및 공사를 마치고 시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따라서 옛 송학동시장관사는 인천역사와 시민이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실, 쉼터, 영상실, 북카페 등으로 조성하고, 옛 신흥동 시장관사는 전시, 마을박물관 등으로 조성한다.
그리고 인천시의 끈질긴 노력과 국방부와의 협의로 수십년간 출입이 통제됐던 부평 캠프마켓, 문학산이 최근 시민에게 활짝 열렸다.
시는 이달 17일부터 문학산 정상부 개방시간이 종전 오전 8시~저녁 7시에서 오전 5시~저녁 10시(동절기 오전 5시~저녁 8시)로 확대됐다.
이곳은 군사보호구역으로 2015년부터 인천시-국방부간 협약을 통해 낮 시간대에만 시민출입이 허용됐었다.
시는 이번 확대개방을 통해 문학산을 해돋이, 해넘이, 야경까지 볼 수 있는 최고의 관광명소로 조성하고, 기념물 제1호인 문학산성의 보존‧복원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부평 캠프마켓도 올해 10월 15일 시민의 날에 국방부로부터 반환받은 캠프마켓 일부를 시민에 개방했다.
그리고 국방부와 협력해 2022년까지 토양정화작업을 실시하고, 정화기간 중에도 일부공간은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해 휴식, 역사, 교육의 장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캠프마켓은 1939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육군의 조병창(무기공장)으로 사용됐다가 광복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해 80여 년 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일본의 약탈·강제동원의 현장이자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최근 문화재청은 캠프마켓 B구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공장의 병원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숙소 등 3개 시설물을 보존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에서는 근대건축물 등의 보존 및 활용방안을 활발히 논의해 신속히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계획이다.
또,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야외공연장’에서 매주 주말마다 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얼쑤’를 열고, 다양한 전통예술 무대를 열어왔다.
올해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우리가락을 즐길 수 있도록, 인천시와 예술숲 유튜브 채널을 통한 녹화중계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소수의 관객들과 현장공연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청은 이달 15일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한글점자 훈맹정음 설명서·선생이 사용했던 제판기와 로울러·점자타자기 등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태어난 송암은 1926년 훈맹정음을 창안해 반포하고, 이후 인천 영화학교 교장에 취임해 한글점자보급에 힘썼으며, 출판한 한글 점자책은 200종이 넘는다.
시는 문자문화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송도에 2022년 개관목표로 추진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전시관을 마련, 선생의 정신과 훈맹정음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린다.
이밖에도 계양산성(‘20.5.22일 지정), 팔미도 등대(‘20.9.15일 지정)도 올해 국가문화재인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삼국시대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계양산성’은 통일신라시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사용돼 축성기술의 변천을 알 수 있는 학술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다.
문화재청과 인천시, 계양구는 계양산성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1903년 세워진‘인천 팔미도 등대’는 현재 국내에 남은 근대식 등대건물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한국전쟁 시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점령해 조명등을 밝히면서 연합군함대를 인천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지난달 15일 국가사적이 됐다.
한편, 시는 민선7기 들어 유형문화재 3건(수미정사 고봉화상선요 등), 무형문화재 1건(강화 교동 진오기굿), 기념물 1건(영일정씨 동춘묘역), 문화재자료 1건(양주성 금속비)을 市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문화유산발굴·보존에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