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한국형 디스커버리를 도입하는 내용의 ‘특허법’이 발의돼 국회통과 및 실효성 여부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서울시 동작구을)은 특허침해 입증을 위한 한국형 증거수집제도(한국형 디스커버리)를 도입하는 ‘특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지식재산의 고의적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3배 배상제도)가 도입돼 특허침해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하지만 특허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을 침해당해도 피해자가 침해 사실이나 손해액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 때문에 손해 배상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따라서 한국형 증거수집제도가 도입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특허침해소송에서 침해자가 대부분의 증거를 갖고 있는 증거편재 문제 해소에 중점을 뒀다.
이에 법원이 지정하는 중립적인 전문가가 침해자의 공장 등에서 사실조사를 할 수 있는 ‘전문가 사실조사제’ 도입, 특허침해 자료를 특정하기 어려워 자료제출 신청이 기각돼온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료목록제출제도’를 도입했다.
또 자료훼손 등 증거인멸을 막고자 ‘자료보전명령(litigation hold)’ 도입, 침해자가 자료를 훼손하거나 전문가 사실조사를 거부‧방해할 경우 ‘특허권자가 증명하고자 하는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1월 특허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특허침해소송 경험이 있는 기업의 80% 이상이 소제기 전‧후의 증거수집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강한 증거수집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등 현장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돼 왔다.
특히 대기업들이 국내 소송에서 증거확보 어려움 때문에 미국 증거개시 제도인 디스커버리(Discovery)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해외에서 소송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증거수집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법안은 미국 디스커버리제도를 그대로 도입할 경우 증거 검토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광범위한 자료교환을 통한 증거수집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독일식 증거조사제도와 기존 증거수집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이 의원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대기업 등 침해자는 형식적으로 자료 제출을 하며 소송을 지연시키고 진실 확인을 어렵게 만들어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기업들이 경영상 막대한 피해를 입어왔다”며 “강력한 증거수집제도 도입을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