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임대인의 미납국세 열람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통과 및 실효성 여부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국회의원(인천시 부평구갑)은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는 내용의 ‘주택임대차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과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세기본법 등 현행법은 주택이나 상가가 경매나 공매에 넘어갈 경우 국세, 지방세 조세채권이 임대차보증금채권보다 우선하게 돼있다. 즉 집주인이 국세, 지방세를 미납한 채로 집이 공매에 넘어가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잃게 된다.
실제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의하면 2016~2018년 3년간 국세 등 체납으로 주택이 공매에 총 1,008건 넘어갔고 이 가운데 37%인 373건이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총 8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 전에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미납국세 열람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열람할 수 없어 서울시는 2016~2018년 열람 건수가 170건에 불과할 정도로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개정안은 계약 전에는 현행대로 미납국세 열람을 위해 임대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되 ‘계약금 교부 이후’에는 동의가 없어도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미납국세가 있을 경우 임차인에게 위약금 없는 계약 해지권을 부여했다.
이는 그간의 제도개선 논의를 반영한 것으로 단순히 임대인 동의를 강제하기보다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인 계약금 교부를 기준으로 해 임대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확보하고 미납국세 열람의 오·남용에 대한 임대인의 우려를 덜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토부의 2018년 일반가구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 가구의 42.3% 이상이 임차 등을 통해 타가(他家) 거주하고 있고 타가 거주자 중 83%가량이 보증금이 있는 월세 및 전세 임차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불리한 위치에 있어 미납국세 열람을 위해 집주인의 동의를 얻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계약금 교부 시점을 기준으로 동의 없이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해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