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피의자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발의돼 실효성 여부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국회의원(인천시 계양구갑)은 성폭력범죄 가해자 혹은 대리인이 일방적으로 피해자 측에 접촉해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법률 안’을 발의했다고 4일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은 성폭력범죄 피해자 인적사항 등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검사나 경찰관에게 신변안전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피해자 보호 장치는 마련돼 있다.
그러나 가해자의 다수가 면식범이라는 점에서 해당 규정의 실효성이 떨어지며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의 이유로 범죄피해자 신상정보가 피의자 혹은 대리인에게 유출되거나 심지어 경찰이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성폭력범죄 피해자들의 다수가 가해자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만큼 가해자 측이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2차 피해가 발생한다. 또 가해자 측 방문으로 성범죄 사실이 타인에게 알려지는 것도 큰 상처가 된다.
유 의원은 성폭력범죄는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졌을 경우 양형기준표상 형량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측의 일방적인 접근은 금지하고 있지 않아 집요한 합의 종용 행위에 나설 강한 유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은 성폭력범죄 피해자나 그 가족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성폭력범죄 피의자나 그 대리인이 주거지 또는 현재지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신변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폭력범죄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이유로 피의자나 대리인이 피해자와 대면할 것을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요청하면 피해자 의사를 확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동행 또는 참여한 상태에서 제한적으로 대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동수 의원은 “이미 성폭력 범죄로 인해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이 입법 미비로 2차 피해까지 당하는 상황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다니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