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홧김에 어선에 불을 지른 40대가 경찰에 검거돼 사법처리를 받게 됐다.
경남 창원해경서는 홧김에 아버지 소유의 어선에 불을 지른 A씨(49세)를 일반선박방화(타인소유선박방화)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며 A씨는 지난해 11월23일 오전 11시께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두문마을 해안가에서 발생한 어선 H호(1.38톤, 연안복합) 화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다.
사건당일 H호 실제 운항자였던 A씨는 해경 조사에서 H호에 연료를 넣고 담배를 태우던 중 갑판에 흘린 휘발유에 실수로 담배 불이 옮겨 붙어 불이 났고 불이 번지자 무서워 도피했다고 자백하면서 실화에 의한 화재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화재장소 인근 CCTV를 확, 분석한 해경은 무서워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났다는 진술과 달리 A씨가 어선에 무언가를 끼얹는 모습이 확인되고 불이 나자 아무렇지 않게 유유히 걸어가는 점을 수상히 여기 고의적인 방화로 의심 출석요구 했으나 A씨는 이미 잠적한 뒤였다.
해경은 즉시 수사팀을 꾸려 잠복과 탐문수사를 이어가며 검거를 위한 소재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A씨의 노모에게 자진 출석토록 설득했고 특별한 직업이 없던 A씨는 경기도 안산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3월 창원해경에 자수했다.
A씨는 잠적하면서 사용하던 휴대폰을 서둘러 해지하고 도피 중 선불 폰을 사용하면서 경찰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발단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년 A씨의 아버지 B씨가 수협에서 대출을 받을 때 친척 C씨가 보증을 섰고 이후 B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C씨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줬다.
대신 갚아준 대출금을 20년 동안 받지 못한 C씨는 얼마 전 B씨 소유의 어선 H호 앞으로 나온 어업피해 보상금에 압류를 걸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박씨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하는 친척 C씨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함께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해경 조사에서 진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