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5공화국 시절 비자금인 금괴와 고려시대 국보급 도자기를 갖고 있다며 재력가에게 접근, 100억원을 가로채려 한 2인조 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6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도자기 등 고미술품이나 골동품 거래를 하며 알게 된 장모(55, 서울)씨와 이모(62, 울산)씨는 미술품 수집 애호가로 알려진 울산의 재력가 김모(57)씨를 대상으로 올해 초 사기범행을 모의했다.

장씨 등은 "5공화국 시절 비자금인 금괴와 달러, 고려시대 국보급 도자기, 고화 등을 보관하고 있는데 급히 처분해야 한다"며 김씨에 접근해 금괴, 달러의 사진과 실물 일부를 직접 보여줬다. 대가로 김씨에게 요구한 것은 '100억원이 든 통장'이었다.

터무니없는 금액을 수상하게 여긴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구 울산대공원 옆 도로에서 김씨와 만나려던 이들 범인을 검거했다. 경찰은 검거 당일 김씨에게 팔려던 도자기 8점, 그림 51점을 압수했다.

현장에서 압수한 도자기와 고화는 감정 결과 골동품 가치가 없는 최근에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물건을 범인들에게 판매한 사람은 고화 1점당 30만~50만원에 매입해 표구를 한 후 100여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와 이씨는 과거에도 '지하자금 세탁'을 미끼로 한 사기행각으로 각각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들을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공범이나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