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양성현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기업 주주총회에 참석, 상정안에 반대하는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최종 부결로 이어지는 사례는 매우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국회의원(경기 부천시 소사구)은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주주가치를 감소하거나 기금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 반대의사를 표시해 왔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이와 반대로 해당 기업에 대한 보유 지분을 늘려 기업으로 하여금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가볍게 여기도록 만들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의결권 반대를 행사 한 727개 기업들 가운데 반대 비율이 전체 안건의 30%가 넘는 기업은 57개였고 이 중 35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안건이 가장 많은 상위 20개 기업들 중 국민연금 자산군내 비중이 24위(총 799개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주주총회에 상정된 14개의 안건 중 7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했으나 국민연금 지분율은 1.15% 늘어났다.
가장 많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한국철강 역시 상정안건의 절반 이상을 반대했지만 그간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지배구조 때문에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3월 삼성물산의 최치훈 대표 이사 선임 시 국민연금은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계획 승인을 결의한 이사회 구성원인 이유로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수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안건과 같이 심각한 사안임에도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과 정반대로 가결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당시 지분율이 4.61%였는데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2018년 1분기 현재의 지분율은 5.66%로 1.05% 늘어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발표 이후 2018년 3월까지 약 2,404억 원의 손실을 본 것과는 반대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김상희 의원은 “지난 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주주권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금까지의 국민연금 행태로 보아서는 의결권 행사는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 그칠 우려가 있다”면서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한 스튜어드십코드를 넘어 월스트리트룰 행사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