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김상섭 기자) 노인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횡단보도 녹색신호시간 책정기준이 현실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 광주시갑)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횡단보도 녹색신호시간 책정기준은 일반인들의 보행속도를 1m/s로 노인 등 교통약자들의 보행속도를 0.8.m/s로 가정하고 있다.
이는 도로교통안전협회가 실시한 횡단보도 보행자들의 횡단특성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연구는 26년 전인 1992년 했을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도 서울시내 20개 교차로로 국한돼 있다.
따라서 연구 결과가 최근 현실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최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와 카이스트(KAIST)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이러한 지적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348명(남자 602명, 여자 746명)을 연구한 결과 남자 노인 하위 4분의 1 보행속도는 0.663m/s, 여자 노인 하위 4분의 1 보행속도는 0.545m/s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노인의 보행속도가 느린 보행속도의 국제 기준인 0.8m/s보다 떨어지는 것.
이와 관련 소병훈 의원은 “올해 1월 행정안전부 특별조사 결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가운데 75.3%가 도로 횡단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도로를 횡단하는 노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교통약자들의 횡단보도 녹색신호시간 책정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노인 보행속도가 0.8m/s보다 느릴 가능성이 높음을 방증한다. 더 이상 26년 전에 실시된 연구결과를 맹신해선 안 된다”며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은 노인들의 보행속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교통약자 보행속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