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연말 배당으로 3285억여원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 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올린 에쓰오일은 지난 10일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700원, 종류주 1주당 5725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1주당 배당액이 결정되면 에쓰오일의 배당성향은 55%에 이른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10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전체 배당액은 6636억9358만8475원. 에쓰오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2053억원이었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의 지분율은 63.41%다. 이번 주당 배당액은 지난 7월 중간배당(1주당 500원)을 포함한 것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7월 중간배당에서는 상반기의 기록적인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중간배당금으로 582억원만 풀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인 아람코는 전체 배당금 3654억여원에서 중간배당금 368억여원을 뺀 3285억여원을 받아가게 된다. 에쓰오일의 배당성향(40~60%)은 국내 업계에서도 유난히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성향 평균은 22.7% 수준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두둑한 배당은 충분한 현금성 자산과 높아진 수익성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금융시장에서 한번에 2000억~4000억원씩 조달하는 자금 동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배당에 앞서 2월 당초 3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으나 예상 밖의 높은 수요를 감안, 지난달 말 1000억원이나 늘어난 4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에쓰오일은 앞서 지난해 말에는 산업은행 등 몇몇 금융권으로부터 22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차입했다. 신디케이트론이란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들이 차관단(신디케이트)을 구성해 동일한 조건으로 일정액을 융자하는 대출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에쓰오일은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3500억원씩 모두 7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10일 잠정 비용 등의 확정에 따라 연결재무제표를 수정해 공시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당초 1조6929억원에서 1조6168억원으로 소폭 조정됐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도 107.1%에서 97.8%로 줄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조6509억원에서 1조5750억원으로 축소됐다. 따라서 지난해 대비 93.8% 늘어난 것으로 정정됐다. 당기순이익은 1조2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90.9%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