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명예이사장 등이 학교건물 임대료 수십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각종 비위사실이 교육청 감사에 적발돼 경찰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등학교 B학교법인에 대한 민원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감사결과 B학교법인에 대한 비위 사실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학교(법인) 공금 횡령 의혹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B학교법인은 C교회로부터 발전 후원금 명목으로 2011년부터 6년간 38억2500만원의 기탁금을 받았다.

그러나 기탁은 학교법인회계와 학교회계로 편입되지 않고 D모 명예이사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는가 하면 횡령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기탁금을 받을 때마다 법인계좌의 신설·폐쇄를 반복했다.

게다가 학교법인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D명예이사장은 2013~2017년 학교법인 신용카드로 2억3900여만원을 사적인 용도로 썼다. 명예이사장은 학교법인 카드 사용권한이 없다.

명예이사장 아들인 E모 이사장은 단란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쓰는 등 3400만원의 공금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B학교법인은 학교재산을 부당하고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법인은 A고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부지에 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지었는데 이 건물의 임대관리를 주택관리임대업(자기관리형) 미등록 업체에 맡겼다. 심지어 이 업체에는 주변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만 받고 장기임대까지 했다.

시교육청은 이를 특혜로 보고 관련자들의 업무상 배임 의혹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위행위 관련자들의 징계와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법인에 요구할 계획이다. 징계 대상은 법인사무국장(중징계)과 A고 교장(경징계), 행정실 직원(경징계) 등이다.

특히 임원취임승인 취소 대상은 이사장과 이사 1명, 감사 2명 등이며 비위행위에 직접 연루돼 있는 명예이사장, 이사장, 법인사무국장 등은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뒷북 감사'도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