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조항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세)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가 총수부재 상황에 놓였다.
신 회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통해 사업을 조율해 왔지만 회장 부재로 이 같은 기본 틀이 무너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다급해진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 사업부문장,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 등 롯데그룹 부회장단은 14일 신 회장 첫 면회를 위해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과 부회장단은 오너 부재 상황에 따른 비상경영체제 운영 방침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일본 롯데다. 사실 롯데그룹의 뿌리는 일본에 있다.
국내에서 롯데의 역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설립한 1967년부터 시작되지만 일본에서는 20년 앞선 1948년 롯데가 설립됐다. 신 회장 구속으로 롯데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오너 부재 상황에 놓인 것.
창업주이자 '절대적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7세)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머물고 있지만 고령으로 '한정후견인' 판정을 받는 등 정상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4세)은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다툼에서 패하며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의 부재는 롯데를 하루아침에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그간 신 회장은 부지런히 일본을 찾아 횡령·배임 사건 등 이번 뇌물 사건에서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니 자신을 신임해 달라고 주요 임원들과 투자자들을 설득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자 일본 롯데가 받은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경우 기업의 주요 임원이 법정 구속되면 도의상 직에서 사임하는 관례가 있다. 이를 근거로 일본 롯데 경영진이 신 회장에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할 경우 일본 롯데는 사실상 오너경영체제에서 벗어나 한국 롯데와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